

만난 뒤로 모든 것은 달라졌다. 마누라 접대 의전관이 능란하게 쏟아놓던 미사여구를 문득 생각나게 했다. 새삼 다시 가보았던 아노마라드는 어린 시절 했 던 그의 짐작, 그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여전히 무신경한 부자와 같 은 모습으로 그를 맞았을 따름이었다. " 여왕이시여, 굽어보소서. 우리 대신 지니소서. 우리를 지키소서. " 다프넨이 다가가자 그의 몸도 점차 반투명해지더니 제단과 같은 빛 깔로 바뀌었다. 구경꾼들이 술렁대는 가운데 그는 침착하게 다가가 두 번째 실버스컬을 첫 번째 것 곁에 나란히 내려놓았다. 그 순간 다 프넨의 몸은 이곳 아닌 먼 숲에 가 있었고, 진짜 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