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 유라 다리보험그릇의 색이 바래고 창틀에 나란하던 바이올렛 화분이 비었을 뿐, 문에 매달았던 화환은 바삭바삭 삭아 손끝으로도 바스러뜨릴 수 있을 듯했다. 열어놓은 문 너머로 뿌옇게 흐린 바다도 같았다. 얼마나 됐던가, 기억을 더듬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굳이 그래야 할 필요는 없었다. 늘 앉던 의자에 모자를 걸어 놓고, 맞은편 의자를 당겨 앉았다. 그가 앉던 의자였다. 의자는 한족 다리만 닳아 있었다. 그가 의자를 한족으로 들며 일어서던 버릇 때문이다. 몸을 기울이니 의자가 달칵거리며 힘들어했다. 자세를 바꾸어도 마찬가지였다. 일어나 부엌에서 사다리 대신 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