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연가루가 동이 난 이란 쿠웨이트 중계은 울타리를 하나 부러뜨려 구멍을 내고 멀쩡한 저택 뒷마당으로 숨어 들어가 높이 솟은 벽에 튀어나온 창 난간을 보더니 슬슬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사정도 모르고 뒤따라 온 리체는 팔짱을 끼고 올려다보다가 중얼거렸다. "꼴 참 가관이네." 걸치고 있던 코트는 시체놀이 하는 친구한테 일찌감치 적선해 버렸고, 길이도 맞지 않는 헐렁한 바지에 대강 걷어 입은 셔츠 소매하며 영락없는 부랑자… 아니 부랑 소년 꼴로 남의 집 벽까지 타고 오르고 있으니 누가 봐도 '밤손님!'이라 외칠 풍경이었다. 그런데 몇 미터 올라간 막시민이 아래를 슥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거기서 뭐해?" "뭐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