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가볍게 날리는 해거름에
서로 등비비며 사각거리는
풀잎 소리에 이끌려 작은 산을 올랐습니다.
푸른 숲 사이를
유영하듯 느릿느릿 날아가는 바람이
저녁 노을을 가득히 품은 채
소나무 이파리를 지나다 줄기를 타고 내려와
귀 간지럽게 속삭이기도 하네요
편편한 돌을 베개 삼아 누워 보았습니다
풀 냄새 가나는 파란잠이 오려나 하고요
하늘을 쳐다보니 걸림 없이 흐르는 흰구름에
계절은 나그네 뒷모습처럼 가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발자국처럼 떨어진 구름에
빗물처럼 추억이 고입니다
가고 오는 것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알 수가 없습니다.
구름만이 알고 있을 무상함이
바람이 되어 솔 가지를 흔들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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