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마지막 주, 인사동에서는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막걸리협회가 주관한 막걸리 페스티벌이 열렸다. 개막행사에는 명창 박애리씨가 사회를 보고 열창을 하는 등 들뜬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의 축제와는 조금 차별된 행사들이 있었다는 것. 막걸리 세계화를 지향하는 축제에 어떤 차별화된 행사가 있었는지 체크해 보자.
일본인 막걸리 소믈리에가 진행하는 ‘막걸리 강의’
(사)한국막걸리협회가 주최하는 명예 막걸리 소믈리에를 수료한 일본인이 한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막걸리에 관한 숨겨진 매력에 대한 강의 및 시음을 진행하였다. 내용은 신선하다는 뜻을 가진 막걸리의 어원 및 대한민국 지역을 대표하는 1,000여 종류의 막걸리 문화, 그리고 같이 즐기는 지역 음식 및 일본인이 감동한 막걸리 명인, 자연, 역사와 사람에 대한 부분이었다. 끝으로는 자신이 선별한 지역 막걸리를 소개하며, 해당 양조장을 방문하길 권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되었다. 강의를 들은 일본인 나까무라씨는 한국에 막걸리가 1,000종류가 되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으며, 한국인 서지혜 씨는 일본인이 감동한 막걸리 문화 속에 한국인이 깨닫지 못하는 막걸리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며 다시금 막걸리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로 진행된 일본인 막걸리 소믈리에 강의 모습. 오른쪽에 햅쌀 막걸리 태그가 눈에 띈다
카츠야마 하쯔에씨 주최로 진행된 도쿄 막걸리 행사
청담1막행사 모습과 다양한 지역 막걸리우리만의 색깔을 찾는 축제가 되길 기대하며
이번 막걸리 페스티벌에는 ‘막걸리 세계로’란 내용으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와 같이 모두가 즐기는 문화를 표방, 그리고 햇포도 와인인 프랑스 보졸레누보의 컨셉을 적용한 햅쌀 막걸리가 출시되었다. 막걸리 관련 행사가 수백만 명이 참여한다는 옥토버페스트,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일괄 출시되는 보졸레누보와 처럼 산업적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다. 하지만 너무 외국 것만 바라보면 정작 우리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대한민국의 오랜 문헌 속에서는 햅쌀을 빚어 만든 신도주란 문화가 있었고, 모두가 밤을 지세 우며 춤을 추고 수확에 대해 기쁨을 즐긴 우리만의 축제가 있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막걸리와 같은 탁주만으로 축제를 즐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도수도 낮아서 마시기도 덜 부담스럽고 발효된 쌀이 들어가 있어 영양을 가열하지 않는 생 그 자체로 즐긴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이 작은 나라에서 연간시장 5,000억이라는 산업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보다 주류시장이 5배나 더 큰 일본의 주세법 상에 탁주라는 개념도 없다. 그래서 우리 막걸리가 수출되면 일본 주세법 상으로는 청주가 되기도 하고, 리큐르가 되기도 한다.
막걸리 페스티벌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것을 더욱 찾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오직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막걸리 페스티벌에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감탄하며 문화로써 즐기게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축제가 아닌 우리만이 가진 문화를 더욱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젊은 층과 외국인에게 지속적인 막걸리만이 가진 문화를 더욱 알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장인이 있는 추억이 살아있는 막걸리 양조장 방문이 될 수도 있고, 대학 내 강의를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재조명을 해 볼 수도 있다. 무엇을 하던 간에 막걸리를 퍼 마시고 취하는 것이 아닌 동경과 문화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 막걸리 세계화의 해답은 산업적인 성공도 있겠지만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동경할 수 있는 문화에 있지 않을까 이번 축제를 계기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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