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의 새로운 트랜드,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
세상에서 가장 음식과 매칭하기 복잡한 주종(酒種)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몰라도 한국의 전통주이다. 전통주가 음식과 매칭이 복잡한 이유는 바로 다양한 주종이기 때문. 쌀 위주로 발효한 일본의 사케, 포도로만 발효한 와인과는 달리, 전통주는 막걸리, 약주(청주), 그리고 열을 가해 증류한 전통소주 등 3종에 과일 등으로 빚은 과실주(국산 와인 등)까지 넣으면 4종이 된다. 거기에 약재, 꽃, 꿀 등 부재료까지 달리 넣은 것을 구별한다면 그 종류가 어마어마해진다.
그렇다면 다양한 주종과 원료를 가진 전통주는 어떻게 한식과 매칭을 시켜야 할까? 흔히 이야기하는 막걸리에 파전, 또는 두부김치 정도일까? 물론 이들 역시 잘 어울릴 수 있다. 하지만 둘만 가지고 한정을 짓기에는 우리의 음식문화가 너무 다채롭다.
이러한 문화를 현대에 맞게 분리하고 해석하기 위해 프리미엄 전통주 레스토랑 월향(가로수길 점)에서는 유명 전통주와 어울리는 한식 페어링 행사를 지난 화요일 진행하였다. 맥주와 같이 도수 낮은 막걸리부터 와인 및 사케와 비슷한 도수인 ‘맑은 술 약주’, 그리고 마지막에는 위스키 급의 알코올 도수 40도의 전통 소주와 다양한 한식이 제공되었는데 현장에서 나온 대표적인 페어링 몇 개를 소개해 본다.
송명섭 막걸리와 오이고추소박이. 사진출처 배선희
복순도가 막걸리와 항정살 구이. 예약하면 다양한 전통주 페어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월향 현미 막걸리와 배와 생강이 함유된 이강주, 단호박전과 치즈김치전
40도 문배주과 두부요리. 문배주의 카리스마 있는 향미를 담백한 두부가 잡아준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와 상냥한 여성의 조화. 40도의 묵직한 문배주와 담백한 두부 요리
개인적인 소견으로 전통 소주 중 가장 드라이한 것을 꼽는다면 아마도 중요무형문화재 이기춘 명인이 만든 문배주가 될 것이다. 이유는 문배주의 원료가 수수, 좁쌀, 밀 등 이른바 거친 느낌의 곡물이기 때문이다. 문배주는 전통 소주답게 원료 자체의 맛이 느껴지는 풍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향미에 개성이 넘친다. 특히 거칠기도 하고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묵직한 향은 마니아들로 하여금 떠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준다. 이러한 남성적인 문배주 맛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음식은 바로 두부 요리. 두부만이 주는 부드러움과 담백함이 마치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를 커버해 주는 상냥한 여성적인 이미지로 느껴진다.
전통주 페어링에 정답은 없어, 그래서 누구나 가능
이번 전통주와 페어링을 준비한 월향의 양희태 매니저는 결국 페어링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정답이고 그래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 페어링이라고 말이다. 결국, 자신의 입맛과 철학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오는 여름에는 전통주와 다채로운 우리 음식으로 주안상 한번 차려보면 어떨까? 하나하나 정성 들여 빚어진 우리술과 직접 만든 손수 요리가 만날 때, 단순히 먹고 마시기 위함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를 리딩하는 소통의 매개체로 더욱 빛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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