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드링크 서울(Drink Seoul) 2025’에 다녀왔다. ‘제7회 대한민국맥주박람회(KIBEX)’와 동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주류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국내외의 다양한 주류를 직접 마셔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였다.
매년 개최되는 드링크 서울에서는 한국전통주와 와인 등 다양한 주류가 출품된다. 특히 경북 안동시는 안동소주 공동관을 운영하며 지역특산주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외에도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한국전통주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주말인 12일 토요일 오전에는 전통주 각 부스 앞마다 긴 줄이 늘어서서 시음은 물론 지나가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때문에 비교적 한가할 시간대로 생각하고 오전10시부터 서둘러 입장했지만 몰려드는 인파 속에서 떠밀려 다니기 바쁠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드링크 서울 2025’ 행사장을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2025궁중술빚기대회’ 시상식과 시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궁중술빚기대회는 한국가양주연구소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한식진흥원이 함께하는 가양주대회이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작년에 이어 ‘가문의 명주’였다.
올해 대회에는 전국에서 120여명의 가양주인들이 저마다의 비법으로 빚은 가문의 명주를 출품했다. 이날 예선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사람은 총 40명. 이중 4명이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우리술 맛있게 빚기’ 정규반 이수자들이었다. 정작 본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40명 중 4명이 본선에 올랐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었다.
이날 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는 ‘드링크 서울 2025’ 행사장 분위기가 더 부러웠다. 전통주 부스는 어느 곳 하나 없이 긴 줄이 늘어서 시음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만 했다. 지난 연말인 12월 13일(금)부터 15일(일)까지 대구 엑스코 2홀에서 열렸던 ‘2024 대한민국 막걸리엑스포 대구’ 행사장의 썰렁했던 분위기와는 딴판이었다.
일반인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시음을 하는 분위기는 최근의 한국전통주 트렌드를 대변하는 듯했다. 선착순으로 선정된 200명의 참관객들이 40명의 본선진출자들의 술을 차례로 시음하고 심사하는 순서였다. 얼핏 봐도 200여명의 일반 심사단 중 90% 이상은 20대, 30대 젊은층이었다. 이들 연령대의 남녀 비율도 특이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 특히 더 많았다. 최근의 한국전통주의 주된 소비층이 20·30대 여성들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돌이켜보면 전통주 부스 앞에서 오전부터 시음을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도 대부분 이들이었다. 소비자가 젊으니 당연히 각 양조장에서도 젊은 직원들이 나와서 자신들의 술을 설명하고 판매하고 홍보하고 있었다. 확실히 한국전통주의 저변이 훨씬 젊어졌다는 반증이었다.
한국전통주가 젊어졌다는 사실은 전통주 교육현장에서도 많이 실감하고 있다. 막걸리빚기를 한 번 체험해보는 원데이클래스 신청자들의 연령대도 많이 젊어졌고, 3개월 정규반 과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들이 직접 술을 빚어 마셔보기 위해 전통주를 배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연령대도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전통주를 체계적으로 배워 창업을 하려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젊은층이 훨씬 많아졌다. 정기적으로 전통주 시음 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대부분 20대~30대이고 전통주를 즐겨 마시는 주소비층도 이들 연령대이다. 그러다보니 요즘 쏟아져 나오는 전통주도 대부분 젊은층의 기호에 맞춘 제품이다.
이날 궁중술빚기 본선에 오른 가양주들도 젊은층에서 좋아할 만한 술들이 많았다. 대체로 단맛이 나면서도 신맛 등 다른 맛들과 균형을 맞춘 술이 본상을 수상했다. 젊은 감각, 다양한 취향, 힙한 술 이름 등 젊은층의 요구가 요즘 한국전통주를 이끄는 트렌드임은 명백했다.
박운석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
URL : https://www.idaegu.com/news/articleView.html?idxno=63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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