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5.06.20. 오전 11:01
공공기관 사칭 후 고가 장비 구매 유도
반드시 소속 기관에 사실 여부 확인해야

경기 수원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범의 가짜 명함. 김기명 마스브루어리 대표 제공
“경기 수원시청 김태호 팀장입니다. 혹시 주류 외 다른 물품도 구매할 수 있을까요?”
경기 화성에서 마스브루어리를 운영하며 막걸리를 빚는 김기명 대표는 최근 수상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수원시청 소속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이 처음에는 주류 구매를 문의했고, 다음 날 다시 전화해 주류 외 다른 물품도 구입 가능한지 재차 물었다. 김 대표는 자사 제품은 주류에 한정된다고 답했지만 어딘가 이상함을 느끼고 수원시청에 확인한 결과, 해당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알고 보니 이는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수법이었다.
최근 이처럼 지자체나 공공기관으로 속여 양조장 등 소상공인을 노리는 사기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공무원 명함과 허위 공문서를 동원해 신뢰를 유도한 후 물품을 대리 구매하게 하고 잠적하는 수법이다.
피해 사례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먼저 ‘만찬용’이나 ‘답례품용’ 주류가 필요하다고 접근한 뒤 산소호흡기나 심장충격기 등 고가 장비 구매 대행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다. 대금은 사후 결제하겠다고 말한 뒤 물품을 수령하고는 연락을 끊는다. 이는 주류 대량 구매하면 사후에 대금 결제하는 관행을 이용한 수법이다.
최근 비슷한 사기에 당할 뻔한 경남의 한 양조장 대표는 “심장충격기를 대리 구매해 달라기에 생소한 고가 장비였기에 의심했지 양조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품이었으면 피해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지자체는 주류업체와 자영업자들에게 공공기관 명의의 구매 요청이 들어오면 반드시 소속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명함을 건네거나 구매 대행을 요청하는 경우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지 아닌지와 요청 내용의 진위를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명함을 제시하며 주류나 특수 장비 구매를 요청하는 사기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심지어 실제 명함을 도용하는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