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 기자
입력 2026.02.24. 오후 6:14
수정 2026.02.24 오후 6:18
술 이름은 코리안 민트
홍은택 지음 / 브레드 펴냄
신문 기자와 라디오 PD로 활동하고, 미국과 중국 대륙을 자전거로 달렸던 카카오 전 대표가 ‘내 손으로 뭔가 창조하고 싶다’는 열망 아래 18개월동안 7평의 방에서 실현한 양조 탐험기다. 작가는 난생 처음 쌀을 100번씩 문질러 씻고, 찐 밥을 펼쳐 식히고, 삭히고, 거르고, 옮기고, 따르며 7평짜리 북향 방에서 수양하듯 술을 빚었다고 했다. 그리고 가슴이 허전하도록 실패한 100여 종의 술을 싱크대로 흘려보낸 끝에 방앗잎으로 빚은 과하주(청주에 소주를 섞어 만드는 강화 청주), ‘코리안 민트’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수십 권의 책을 탐독하며 양조의 세계에 넓고 깊게 빠져들었다. 전통주 교재와 주조학은 물론 아로마, 홉, 맥주, 사케 관련 서적과 과학서, 하루키와 권여선의 소설까지 섭렵했다. 책 곳곳에는 저자가 양조를 주제로 탐험했던 인문학의 세계와 곶감처럼 쏙쏙 빼서 정리한 지식들이 담겨 있다. 침미, 탕수, 고두밥, 덧술 등 양조 관련 용어뿐 아니라 여우취, 맥주 순수령, 전설의 약주 샤르트뢰즈 등 양조에 얽힌 이야기가 잘 익은 술처럼 넘어간다.
술은 ‘담근다’고 하지 않고 ‘빚는다’고 표현하는데, 도중에 ‘깨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00여 종의 술을 빚으며 그의 술을 가장 많이 마신 것은 ‘싱크대’였다. 아무리 정교하게 살계해도, 미묘한 차이로도 출력이 달라지고, 조바심을 내며 종종대도 시간을 단축할 수 없으며, 어떤 좋은 향이 나도 밸런스가 받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무용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양조의 시간 끝에, 그는 맛있는 술을 내놓았고, 그 기록은 방아잎처럼 강렬한 인생의 맛을 전한다. 저자는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고 문화와 전통을 전달하는 술이라는 ‘사회적 음식’을 통해 세계사, 식물학, 미각, 사람에 대한 이해, 무엇보다 시간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코리안 민트는 한국어로 방앗잎이다. 책은 바로 그 방앗잎으로 만든 술의 탐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