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b>진상주(進上酒)에 대하여(수정)</b>

조회 수 4027 추천 수 89 2006.08.21 09:40:37
진상주(進上酒)

진상주에 대한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으나 진상(進上)이 지방의 토산물을 임금이나 웃사람에게 받치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진상주는 1450년대 <산가요록>, 1500년대 <수운잡방>, 1800년대 <역주방문>,<주찬> 에 기록되어 있다.

<산가요록>과 <역주방문>에 기록되어 있는 진상주의 제조법은 거의 흡사하지만 1450년대 <산가요록>은 밑술을 죽으로하고 1800년대 <양주방>은 밑술을 범벅으로 만드는 것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또한, 1500년대 <수운잡방>의 진상주 제조법은 <산가요록>과 <양주방>과는 많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산가요록>과 <역주방문>의 진상주는 “백미 3말을 물 7말로 범벅하고, 덧술에 백미 10말과 물 8말을 혼합하는 방문”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수운잡방>의 진상주는 “백미 2되를 죽 쑤고 덧술에 찹쌀 1말을 사용” 하고 있어 진상주의 제조법이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주찬>에 기록된 진상주는 위 세가지 문헌에 등장하는 것과는 또 다른 제조법을 보여주는데 “백미 2말을 물 6사발로 죽 쑤고, 덧술에 찹쌀 2말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주찬>의 제조법은 <수운잡방>의 제조법을 잘 못 기록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 이유는 멥쌀 2말을 물 6사발로 죽을 쑤라 했는데 이는 실제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수운잡방>과 같이 멥쌀 2되를 물 6사발로 죽 쑤고 덧술에 찹쌀을 넣는 것이 후대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잘못 전달되거나 기록하는 과정에서 오자가 생긴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우리는 <산가요록><수운잡방><역주방문>에 기록된 진상주 제조법을 살펴보고 주조법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선초기의 술 제조법은 밑술을 죽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조선중기에서 후기로 갈수록 죽 보다는 범벅으로 밑술을 제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가요록>과 <역주방문>에 기록되어 있는 진상주의 제조법은 거의 흡사하지만 1450년대의 <산가요록>이 밑술을 죽으로 하고, 1800년대 <양주방>이 밑술을 범벅으로 하고 있어 진상주의 밑술 제조법이 시대가 변함에 따라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죽으로 하는 밑술보다 범벅으로 하는 밑술이 효모의 증식이 잘 이루어져 알코올 도수가 높아 저장성이 뛰어난 술을 제조할 수 있어 후대로 갈수록 범벅의 사용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펴본 바와 같이 진상주도 같은 제조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밑술이 죽에서 범벅으로 변하여 술의 질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1450년대 <산가요록>이 밑술과 덧술 모두 백미를 이용하고 있으나 1800년대 <역주방문>에서도 밑술과 덧술 모두를 백미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통적 제조법을 따르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으나 밑술을 죽에서 범벅으로 발전시켰다면 사용하는 재료도 덧술에서는 찹쌀을 이용하는 것이 술의 질을 한 층 더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산가요록>과 <양주방>에는 백미 13말을 사용하였는데 <수운잡방>에서는 백미 2되와 찹쌀 1말을 사용하고 있어 술의 양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1450년대 대량으로 빚어지던 술이 1500년대 초에는 소량으로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산가요록>의 진상주 제조법이 변하여 <수운잡방>의 제조법에 영향을 준 것이라 보기는 힘들 것이다. 단지, 우리의 전통가양주가 지역마다, 빚는 사람에 따라 술 제조법이 달랐기 때문에 다양한 술 제조법이 생겼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쌀 13말과 물 15말을 사용하는 <산가요록>의 진상주는 대량으로 빚어져 나라의 큰 행사에 쓰여진 것으로 보여지며 <수운잡방>의 진상주는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양으로 일반 가양주 형태로 술을 빚어 집안의 제사나 귀한 손님 접대를 위해 제조한 것이라 보여진다.

2006년 현재의 시각으로 진상주의 제조법을 보면 <산가요록>에서 진화하여 <양주방>의 진상주 제조법으로 변하였으며 <역주방문>에 기록된 진상주 제조법에서 덧술을 찹쌀로 변경한다면 진상주의 진화가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진상주를 제조할 수 있도록 1/10로 줄인 진상주 제조법을 올립니다.

1800년대 <역주방문>에 기록된 진상주 제조법

밑술
1. 백미 3되를 백세하여 가루낸다.
2. 끓는 물 7되를 부어 범벅을 만들어 차게 식힌다.
3. 누룩 7홉과 밀가루 3홉을 함께 섞어 술독에 담는다.

덧술
1. 백미 1말을 백세하여 물에 담갔다가 고두밥을 만든다.
2. 끓인 물 8되를 고두밥에 넣고 혼합하여 차게 식힌다.
3. 밑술과 누룩 5홉(수정)을 섞어 술독에 담았다가 익으면 쓴다.


10분의 1로 줄인 제조법은 이러하지만 덧술을 찹쌀로 한다면 더 맛 좋은 진상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진상주를 빚어 제사상에 올리고 온 가족이 함께 마시면 좋을 것이다. 추석이 10월에 있으니 8월 말에서 9월 초에 빚으면 좋을 것이다.



수정내용  

1. 진상주가 기록된 문헌은 <양주방>이 아닌 <역주방문>
2. 덧술에 누룩 5홉이 추가로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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